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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대전 국립 현충원 관계자분께...
- 작성자고성은
- 작성일2002-01-30
- 조회수3357
내용보기
제 선친께서는
대전 국립 현충원에 안장되어 계십니다.
97년 선친께서 타계하신 후,
이후 5년여의 기간 동안
그곳에 계신 선친을 뵈러 갈 때 마다,
새삼새삼 그곳에 모신 것이 참으로 잘된 결정이었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정갈한 묘역,
절도 있게 묘역을 관리하고 지키는 병사들,
그 모든 것이 참으로 감사하고 고마웁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한데,
오늘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것은
어제 대전 근교의 계룡산 등반을 하게 된 참에
돌아오는 길에 선친을 뵈러 대전 현충원에 들렀다가,
참으로 불쾌하기 짝이 없는 일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선친 묘소에 참배를 마치고,
정문을 통해 오후 4시 조금 넘어 나오던 참인데,
운동복을 입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이 두명이
축구공을 가지고 현충원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머리가 제법 긴 것으로 보아, 현역병사나 장교는
아닌 듯 하였고, 운동선수가 산책 삼아 찾아온 것인가 하고
스쳐 지나가려던 참인데,
어이없게도
그 중 한 젊은이가 현충원 영내에서
(그것도 묘역 바로 옆의 도로에서) 축구공을
발길가는 대로 뻥뻥 차기 시작하더군요.
현충원 정문에는
이런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음을
누구보다 잘 아시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곳은 성역입니다... 참배객들은 옷깃을 여미고...
순간 그 젊은이들의 어떤 신분이 되었든
따끔하게 문제를 지적해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그들을 불러 세웠습니다.
현충원 영내에서 지금 무엇을 하는 것이냐.
그렇게 행동해도 좋은 곳이 아니질 않느냐...는 요지로
문제를 지적해 주었으나,
이 젊은이들은 굉장히 불쾌한 표정으로
아무런 대꾸없이 영내로 걸어들어가더군요.
보란 듯이 축구공을 굴려가면서 툭툭 차면서 말입니다.
볼쾌감을 참을 수 없어,
현충원 정문의 위병 근무자에게
방금 들어간 젊은이들의 누구인지를 물어보았습니다.
'영내 사택에 사시는 간부 자제분들이십니다...'
라고 하더군요.
그 젊은이들의
부친께서 어떤 계급으로, 어떤 직책을
대전 국립 현충원에서 맡고 계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평소 그 부친은 영내의 젊은 병사들에게
정신교육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충원은 우리 조국을 위해
피와 땀을 흘리신 분들이 쉬고 계시는 성역이다.
몸가짐을 바로이 하고, 티끌 만치도 영령들께 누가 되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