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의 편지
제 목할아버지 태환이에요~
- 작성자황태환
- 작성일2020-05-21 23:07:08
- 조회수2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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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께
할아버지. 너무 보고싶고 그리워 글 씁니다.
항상 잘 되라고, 건강하라고 말씀해주시던 할아버지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대학에 처음 입학했을 때도, 의과대학에 입학했을 때도 누구보다 좋아해주시고 자랑스러워
해주시던 할아버지가 너무 그립습니다.
제가 2년만 기다리면 졸업한다고, 졸업식에 꼭 와주시기로 해주셨으면 이렇게 먼저
하늘로 가신 할아버지가 너무 보고싶습니다
평소 바쁘다는 이유로 할아버지 보러 잘 가지 못했는데, 할아버지와 함께 병원에 있으면서,
그동안 제가 봐왔던 할아버지의 모습과 많이 달라진 점을 보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할아버지와
더 가까워진 거 같아서 좋았습니다.
병원에서 손자가 의사라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던 할아버지를 보면서 뿌듯함도 많이 느꼈고,
꼭 면허 따서 할아버지/할머니께 도움 줄 수 있는 손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의학 공부를 하면서 할아버지가 앓고 있던 질환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마나 아팠을지, 알게
되며 제 마음도 많이 아프고 힘듭니다.
할아버지. 아프시기 전까지도 항상 챙겨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가끔은 버팀목이 되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랑 윤호도 할아버지 많이 챙겨드리고 싶어 노력했는데 다 알고 계시죠?
성인이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은 처음이라 너무 힘들고, 슬픕니다.
할아버지, 제 꿈에 자주 나오시는데 건강했던 할아버지 모습을 꿈에서 볼 때면 많이 그립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힘든 전쟁을 겪고, 가족과 생이별하고 새로운 곳에서 이렇게까지 자리잡으신
할아버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할아버지, 비록 할아버지께 의사된 모습은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하늘에서 제가 살아가는 모습 꼭 지켜봐주세요.
할아버지, 6월에 시험 끝나고 찾아뵐게요. 행복하게 지내고 계세요.
p.s. 그렇게 좋아하던 냉면 많이 드릴 걸. 과자 달라고 할 때 드릴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