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의 편지
제 목2008년 여름, 폭우에 의해
막사가 붕괴되고, 산...
- 작성자21사.63수색,어느아버
- 작성일2008-08-16
- 조회수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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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름, 폭우에 의해
막사가 붕괴되고, 산사태로 매몰되어 희생된
해병대 및 육군병사들, 그리고
젊은 아들을 먼저 떠나 보낸
이 땅의 모든 부모님에게
삼가 위로의 詩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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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詩> 하나님의 팔베게를 찾아서
이럴 줄 알았으면
이렇게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으면
그 길을
이 애비가 가는 거 였는데
철 없는 널 보냈구나
아 !
이럴 줄 알았으면
군복이 너의 마지막 날개일 줄 알았으면
그 초록의 빗물 속에
이 애비가 날아 갔어야 하는 건데
아직 어린 너를
날려 보냈구나
아들아 !
할 말이 없구나
용서해라
아직 어린 너를
너무도 외롭게 보냈구나
언젠가는
반드시
우리도 간다만
꽃다운 젊음을 앗아 간
초록빗물이
못내
섭섭하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한 번이라도 더
한 번이라도 더
안아 보는 거 였는데
굳이
울음을 참지 않아도 되었는데
스무서너살의 무지개꿈을 접고
이제 하나님의 팔베개를 찾아 간
내 아들아
잘 가거라
초록의 강물을 따라서
자, 잘 가거라
울지 않으마
다시 만날 기약으로
서러워 하지 않으마
할 수 없지
더러는 한 숨 끝
꺼지는 긴 여운으로
네 모습 그려 볼 수 밖에
그래 잘 가거라
입대하듯 다시 가거라
뒤 돌아 보지 말고 가거라
이젠 너의 휴가를 기다리지 않겠다
내가 가겠다
초록빗물이 강물되어 흘러 간
천국의 바다로
아직은 따스한 애비의 가슴에
네가 남긴 계급장 고이 묻어두고
이제 나도 돌아 가겠다
네가 찾아오던 휴가길을 되짚어
꿈 속에 너 그리던
고향산천 보름달빛 속으로
만나자
이 애비 세상 사는 날까지
보름마다 달빛 속에서
양구의 달빛속 아들의 얼굴
고향의 달빛속 애비의 얼굴
웃는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먼저 가라, 내 아들아
하나님의 팔베개를 찾아서
무지개빛 아름다운
천국의 바다로.
# 63연대 수색중대 어느 아버지가..